윤여정의 영어가 특별한 점 3가지
- 영어공부
- 2021. 3. 20.
윤여정의 윤식당부터 윤스테이, 그리고 미나리라는 영화까지 흥행을 하면서 윤여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영어가 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윤여정의 영어가 특별한 이유 3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소통이 목적인 영어
윤여정은 영어를 도구로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쉬운 영어로 구사합니다. 소통이 목적이지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해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I’ve been in this business such a long time in Korea. I didn't wanna do it. Because I knew this was going to be an independent movie. That means, I'm going to suffer with all the things.
“전 한국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연기를 해 왔습니다. 근데 이번 영화는 하기 싫었습니다. 독립 영화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 말은 즉 제가 고생할 거라는 뜻이죠.”
윤여정은 독립영화의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 - 영화인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솔직한 표현이자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였지요.
영어도 역시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고급표현, 고급진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영어는 내가 다른 사람과 공감할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단어를 몰라도 내가 아는 범위의 단어를 사용해서 이야기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단어가 필요하다면 나중에 찾아보면 됩니다.
정말 내가 할 이야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외운 문장만 이야기하는 방식의 영어는 곤란합니다. 그것은 외운 문장일 뿐 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윤스테이에서 한 외국인이 우식이 대접하는 우엉차를 보고 묻습니다. 이서진도, 최우식도 몰라서 난색을 표할 때 윤여정은 일단 “some kind of root 뿌리의 종류, good for your health 건강에 좋다”라며 권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고 자기도 처음 알았다고 “영어로는 Burdock이다”라고 알려줍니다.
이어 게스트가 정말 건강에 좋은거 맞지요? 묻자, "곧 알게 되겠죠? 조만간"이라고 답합니다. 내일 아침에 못 일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질문에도 "Let me know what happened to you.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봅시다"하는 모습에서 윤여정의 여유는 넘치고 경륜이 느껴졌습니다. 이서진과 우식이 더 영어를 잘할지는 몰라도 이런 상황을 잘 정리하는 것은 경륜이 있는 윤여정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Woosik : This is welcome tea.
Guest1,2 : Thank you.
Guest 1 : Looks like it's special kind of tea.
Seojin : 우엉이 선생님 뭐예요? 우엉티
Yoon : I don't know what is 우엉 means. some kind of root. It's good for your health.
Guest 1 : It's good for health?
Seojin : It's local traiditional tea.
Guest 1 : Traditional tea?
Guest 1,2 : Thank you.
Guest 2 : That's really good.
Guest 1 : Yeah, I've never have anything like this.
Yoon : 우엉 means Burdock. I've never heard of burdock.
Woosik : Me, too. Never heard of it.
Guest 1 : Really good for health?
Yoon : Supposedly. We will find out. LATER. Okay? Let me know.
Guest 1 : If we don't wake up tomorrow morning.
Yoon : Let me know what happened to you.
여유와 유머가 있는 영어
영어도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윤여정의 영어에는 특별한 여유와 유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습니다
'미나리'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무대에서 소개받을 때 정이삭 감독이 “한국에서 온 전설적인(legendary) 배우”라고 운을 떼자 몸 둘 바 몰라하면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Isaac, ‘legendary’ means I am old.
“아이작, 전설적이란 말은 내가 늙었단 뜻이잖아"
다른 배우들이 촬영 과정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던 중 마이크를 잡은 윤여정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They are so serious, I am not that serious.
“다른 분들은 너무 심각한데 전 안 그래요"
영화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만 했다면 다른 영화제와 비슷했겠지만 윤여정은 본인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충분하게 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했습니다. 멋집니다.
자가격리 중인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소감은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윤스테이에서는 오징어 먹물 사건이 떠오르네요. 호주 남자가 메뉴판 중에 오징어 먹물을 튀겨 만든 부각을 보고 오징어 먹물을 먹을 수 있냐며 깜짝 놀랍니다. 여기에 윤여정은 파스타에도 오징어 먹물을 넣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 먹어도 된다 하며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해줍니다.
Guest1 : You're not gonna poison us tonight?
Yoon : Not tonight. Maybe tomorrow. After checkout, I can not guarantee.
Guest2 : For now, we are safe.
오늘 밤에 저희를 독살하는 건 아니죠? 하니 윤여정은 "오늘은 아니에요. 봐서 내일이나. 체크아웃 후에는 장담 못하지"라고 받습니다.
호주 남자는 '일단 당장은 안전한 거군요' 하며 웃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됩니다. 이런 것이 윤여정의 유머의 힘입니다. 한번 영상으로 봅시다.
부부이자 연구실 동료라는 이들에겐 “24시간 붙어 있는 게 괜찮냐?”라고 물어봤을 때 남편이 “축복이죠”라고 답하자 “아내 생각은 다를지 모른다”며 귓속말로 따로 묻는 시늉을 했다. 손님들은 일제히 “사랑스럽다(sweet, lovely)”는 반응을 보였다.
끊임없는 노력
윤여정도 영어에 대해 일반인과 동일한 관점을 가진 부분이 있는데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남의 나라 말은 끝이 없어요. 내가 거기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면 완벽하게 할 순 없지요. 그래서 저는 ‘윤스테이’를 안 봅니다. 내가 틀린 거 알기 때문에, 아우 짜증 나요 ㅎㅎㅎ”
그럼에도 윤여정의 영어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소통이라는 본질에 매 순간 충실하기 때문일 겁니다. ‘윤식당’에서 매번 하는 말입니다.
We are not professional chefs but we did our best.
우리는 프로 요리사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어요.